동생이 휴가 나와서 모처럼 가족 여행을 다녀왔다 그냥 동해 드라이브 하다가 괜찮은데 있으면 차 세우고 구경하고 시나브로 다녀오자가 계획이었는데 그건 좀 심한 것 같아서 어젯 밤에 급하게 몇 개 찾아서 일정이 대충 정해졌다 동생의 적당히 둘러보다가 숙소였던 일본 여행 계획을 비웃을 처지가 아니었구나 방금 새삼 깨달았다
강구항 근처에서 카약같은게 무료 체험이 가능하다길래 한 번 해보고 싶은거여서 강구항을 첫 목적지로 잡았고 차로 30분 거리에 괜찮은 메타 세콰이어 길이 있대서 거기 갔다가 돌아오는 일정이었다 포항에서 강구항 가는 길에 등대도 있고 방파제도 있고 괜찮아 보이는 해변이 있길래 잠깐 내려서 구경했는데 바람이 몹시 쎘다 와 테트라포드?를 한 3m 높이로 쌓아두고 그 뒤에 사람 다닐 수 있게 만든 길로 등대를 향해 걸어가다가 쎈 파도가 오니까 파도 끝자락이 방파제를 넘어서 길로 넘어오는데 무섭더라 소리도 무시무시했다 그렇게 한 삼십분 정도 방파제 구경하고 갈 길 가는데 굉장히 낯익은 오토바이가 한 대 보였다 우리가 방파제 길 가기 전에 만나서 추월한 오토바이였는데 방파제에서 한참 시간을 보내고 강구항으로 가는 길에 또 만났다 다같이 신기해하였어요
그리고 강구항에 도착해서 카약의 위치를 확인하고 뭔가를 먹으러 돌아다니다가 결국 대게를 먹기로 했다 동광해산물센터? 음 아무튼 그런 이름의 건물에 들어가서 돌아보다 우리에게 처음 영업한 아저씨를 믿고 먹어봅시다 하며 먹었는데 오 성공적이었다 뭔가 수산시장에서 사기당한 글을 너무나도 많이 봐서 불신이 잔뜩 있었는데 어찌된 영문인지 살이 꽉 찬 게를 배부르게 먹었다 아 설마 모두가 살이 꽉 차 있지만 관광객 가격으로 먹은거려나 맛있게 먹고 내가 운전해서 저 메타 세콰이어 길까지 간다는 생각에 들떠서 카약은 저너머로 가버렸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타보고 싶었는데 저녁먹을 때 쯤 생각나더라
메타세콰이어길이 대박이었다 난 담양의 그것처럼 가로수길이 있을 줄 알았는데 숲이었다 아직 덜 알려져서 그런가 사람도 많이 없고 좋았다 내가 생각하는 숲의 이미지와 잘 들어맞는 곳이었다
그리고 내려오는 길에 미친 차도 봤다 나갈 타이밍을 10미터쯤 놓쳤는지 저 앞에서 비상 깜빡이를 켜며 후진하길래 깜짝 놀라서 주변 상황을 보고 얼른 차선 변경해서 사고를 면하였다 엄마 차에는 블랙박스가 없어서 저런 사고 유발자들을 응징할 길이 없다 ㅜㅜ
그리고 포항 가서 물회를 먹고 돌아왔습니다 흠 난 물회 맛만 봤다 일단 회를 좋아하는 편이 아니고 먹는 방식도 나의 취향이 아니어서 그냥 맛만 봤는데 역시나 나를 동하게 하는 맛은 아니었다 대신 전복죽을 선택했는데 맛있었지만 조금 싱거워서 아쉬웠다
당일치기 코스로 꽤 괜찮았다 이렇게 부실해도 될까 싶었는데 성공적이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남친이랑 서점 데이트할 때 발견한 책인데 엄마가 도서관에서 빌려 오셔서 나도 읽어보았다 읽으면서 뭔가 쌔한 느낌이 있었는데 주인공이 마지막 부분에서 싸드 배치를 반대하며 가엾은 7시간 좀 도와주라고 1인 시위?를 하는 대목을 보고 역시나 싶었다 아....... 술술 읽히는 소설이었지만 나와는 정치적 견해가 다른 책이었다 다르게 풀어낼 수도 있었지만 그랬다면 출판 자체가 안됐으려나? 이래서 작품을 볼 때 작가의 배경 사상도 중요한 것 같다 가엾은 이미지가 아닌 무능한 쪽으로도 해결할 수 있었을텐데 그러지 않았으니 나같이 그 생각에 동조하지 않는 이들에겐 이런 결말이 반감을 샀을 테지만 이도저도 아닌 중도층이 읽었다면 저런 가엾은 자 불쌍해서 뽑아줬더니 더 불쌍하네가 될 수도 있겠더라 싸드가 한국의 대북용이 아니라 미국의 대중용이라는 걸 잘 풀어냈고 미국 입장에서 싸드를 배치해야할 이유만 잘 짚어냈지 한국 내부의 문제점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결론은 미국 나빠염 인듯 미국이 나쁘긴 나쁜데 저항해볼 의지도 없는 아직도 거기 있는 참 나쁜 사람은 따로 있는 것 같다
그러고보니 설 연휴에는 책을 읽었다 4월 25일에 구매한 유시민의 글쓰기 특강이었나? 사놓고 포장을 뜯지도 않은 채 책꽂이에 꽂아뒀다가 설 전에 문득 생각나서 저걸 읽어보자 하며 읽게 되었지 연휴는 길었지만 끝까지 읽진 못했고 1/3쯤 읽었다
책 뒷면엔 위와 같은 설명이 있었는데 맛집 순례기에도 이롭습니다 부분에서 솔깃하면서도 이런.....맛집 순례기라니 정체성을 잃어가고 있단 기분이 들면서 기분이 이상해졌다 끝까지 읽진 못했지만 책을 읽다가 잊고 지냈던 단어들이 문득문득 보여서 새삼 저자의 어휘에 감탄하게 되었다 나도 손글씨는 필기용으로 쓸 뿐이지만 소소한 일상에 대한 타이핑 경력?은 10년이 넘었는데도잠깐 공백기가 있으면 글이 매끄럽게 잘 안써진다 하긴 원래도 잘 쓰는 편은 아니고 짧은 문장으로 짧게짧게 쓰여지는 글들이라 크게 어려울 것이 없는데도 가끔 정리가 안되는 걸 봐선 글쓰기도 정말 습관인 것 같다 그러고보면 난 의도치않게 습관은 잘 들었는데 깊이 있는 문장을 쓰는 습관을 들이지 못한 것 같다 시작부터가 험담 블로그여서 그랬나 ㅋㅋㅋㅋㅋㅋㅋㅋㅋ 10여년 전이면 선생 험담이 주였던 것 같다 아 요즘은 생각하는 것도 귀찮다 길게 적혀 있는 글도 잘 안보게 되고 심지어 코난에 대사가 길면 대충 훑어보고 페이지 넘겨버린다 이러면 안되는데 확실히 화면으로 보면 대충대충 읽게 된다 그래서 종이책이 좋나보다 아....이 글의 제목만 봐선 유시민의 글쓰기 특강을 읽은 후 나의 느낌에 대한 글이겠지 라는 분위기인데 책을 읽은 자가 작성한 글이라곤 생각되지 않는 내용물이라 괜히 저자에게 죄송스런 마음이 든다 한 가지 주제로 일관된 주장을 펼치자 정도의 내용이었던거 같은데 난 늘 다른 곳으로 새서 문제다 그럼 뭐 이걸 컨셉으로 밀고 가면 되는거지 이래서 난 안되나보다 너무 긍정적인듯
재미없단 평을 듣고 난 큰 흥미가 없었는데 엄마가 이미 내 몫까지 예매를 하셔서 보러가게됐다 올해의 첫 영화구나 조조로 예매했는데 늦잠을 자버려서 앞의 십분 정도는 못봤다 엄홍길 역을 맡은 배우분의 이름이 하정우는 아닌데 자꾸만 하정우라는 이름이 떠올라서 저 분 이름이 뭐더라 하다가 황정민이구나 깨달음이 왔다 내용은 감동? 코드였고 대구 사람들일텐데 경남 사투리를 써서 신경쓰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