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은 저 바닷 속 파인애플

며칠 전 부터 누텔라가 맛있다 맛있다 늪이다 얘길 듣다가 호기심에 질러버렸다

해외 구매 대행 사이트인거 같았는데

정작 사이트 자체는 비타민 팔고 헬스 보충제 이런거 팔던데

어쩐지 나는 그 사이트에서 누텔라와 비타민씨 크림을 샀고

사흘 전에 결제를 하고 오늘 받았다 오 세상이 많이 좋아진거 같다

감탄을 하고 박스를 뜯었는데

본품들 외에도 뭐가 더 들어있더라

과자 나부랭이 한 봉지랑 검은색의 립스틱의 형태를 띈 물건인데

아 난 처음에 이게 색만 검고 발색은 전혀 안되는 립밤인가 하며

바로 발라보려다가 혹시나 해서 종이에 슥 그었는데 헐

아주그냥아이라이너마냥시커멓게그려지더라

아 도대체 이 놈의 용도는 무엇인가

궁금해서 구글에 제조사 이름까지 쳐서 들어가봤는데

예상대로? 립스틱 카테고리에 얘 친구가 보이더라

그래서 네이버에 쳐봤지 검은색 립스틱

아 의외로

구하기 힘든 희귀한 놈이더라 헐

난 쓸 일이 없는데 헐

에라이 주려면 좀 흔한 걸로 줄 것이지

무슨 저런 시커먼걸 내게 주면 난 어떡하라고

ㅜㅜ좋다 말았다 립밤 하나 잃어버렸는데

어머나 잃어버리자마자 새 것이 나에게 왔어 하며 기뻐하였는데

내게 이상한걸 줬어 ㅜㅜ

오늘 아침에 긴기럭지를 봤다

굉장히 길었다

그래서 이름도 붙여줬다 긴기럭지

나름 훈남같았는데 자주봤으면 좋겠다

아 그래 긴기럭지는 이쁜이랑 같은 학교더라

어쩐지 교복이 낯이 익네 했다

그런데 긴기럭지 다리를 다쳤는지

무슨 보호대?같은걸 하고 다니더라 저런

길가다 자빠지기라도 한걸까

문득 다친 다리를 보니 흥부전이 생각나며

저 다리를 고쳐주면 금은보화가 열리는 박씨를 물어다 주는걸까 

라는 헛된 망상으로까지 생각이 뻗치더라

이쁜이는 가을 들어서면서부터 못봤는데

긴기럭지는 아무래도 동네인거 같으니

자주자주 모습을 보였으면 좋겠다

아 자꾸 긴기럭지 긴기럭지 하니까

무슨 동물 이름같다

흥부전이랑 연관이 자꾸 지어져서

조류 느낌의 동물인듯

그래 기러기와 글자 상으로 많은 공통점을 지닌 것도 한 몫 하는 것 같다

네가 빼앗듯이 가져간다면

나 또한 너에게 던지듯이 건네줄 것이니

그러면 되네

분명 작년 이맘때 쯤에 내가 할 일이 없어서

이면지로 메모지를 만들어 나도 쓰고 남도 쓰게끔 하고 있었는데

그걸 왜 네가 하냐 다른 사람들이 다 알아서 할테니 하지 말란 식으로 굉장히

재수없게 쳐말하길래 내꺼만 열심히 만들었더니

난데없이 올해 와선 이면지로 메모지좀 만들자 그런다 저년 저거 정말 새대가리인듯

하 그거 말고도

오늘 날 빡치게 만든건

아 저 망할 잡것은 종이를 건네주면 빼앗아간다

건네주면 쳐건네받을 것이지 빼앗아가는건 도대체가

사람이 글러먹었다는 생각만 든다 정말

다른 자만 봐도 포스트잇 작은 사이즈여도 양손으로 곱게 건네주고받는데

저 쳐망할 멍청이는 무조건 빼앗아간다 망할년 평생 그렇게 살아라

멍청이와 답답이는 정말

어깨 위의 그 것을 장식으로 달고 다니는 것 같다

양식을 조금만 바꾸면 굉장히 편해질게 뻔한데

한 번 만든 양식을 끝까지 사용하는 걸 보면 정말

가엾고도 딱하다

난 조금이라도 내 몸 편해보겠다고

온갖 것을 다 하는데 아 ㅜㅜ

머저리둘이랑 생활하는 것도 참으로 피로하다

그리고 멍청이는 정말

명령문을 자주 사용한다

그것도 굉장히 재수없게 사용한다

놀라운 능력이지만 별 쓸모는 없어 보인다

불쌍한 인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