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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토요일 포켓몬고 하면서 돌아다니다가 이웃 학교 대강당에 졸업 연주회 한다며 붙어있는걸 보고 흥미로워서 오늘 가보았다
6시 타임 7시 반 타임 두 개로 나눠져있었는데 바빠서 여섯시꺼는 못보고 일곱시반꺼만 봄
어차피 여섯시보단 7시 반 친구들이 더 잘쳐서 뒷타임으로 배정받은거지 않을까 했는데 첫곡부터 나는 실망했다

https://youtu.be/V3gUE8wsC74
원곡은 라벨의 라 발스였고 도입부 듣자마자 어 이거 많이 들어본건데 한참 생각하다 이 곡이라는걸 알게됨
근데......
이거 연주한 분 ㅜㅜ
힐을 아주 높은 걸 신으셨더라고
그런가보다 했는데 앉은 자세부터 불편해보였다
구부정하게 앉아서 치는데 음...저러면 되나 싶었음
아니나 다를까 소리가 그 좋고 비싼 악기로 치는데 울림이 끝까지 퍼지질 않고 연주자 주변에만 머물러있어서 좀 답답했다
왜그런가 생각해보니 왼손 소리는 원래 큰 소리가 날 수 밖에 없어서 잘 나는데 그에 비해 오른손 소리가 빈약했음
선율이 하나도 안들리고 왼손만 들리고 소리는 다 먹고 있고 총체적 난국...
내 생각엔 저 분 의자를 한 5센티만 뒤로 밀고 쳤어도 훨씬 나았을거 같은데 리허설때 쳐보기만 했나보다
소리가 하도 먹히길래 나는 피아노의 문제인가 아니면 공연장이 울림을 잘 못전달하는 건가 내가 앉은 위치의 문제인가 정말 할 수 있는 최대한 연주자 탓을 안해보려 했지만 그게 아니었다
한 세번짼가 네번째 주자가 칠 때는 아주 빵빵 터지는 걸로 봐선 악기와 장소와 위치에는 잘못이 없었다
그리고 이 분은 실력에 비해 곡이 약간 버거웠던듯...

두번째 곡은 쇼팽의 발라드 1번인데 이건 첫음만 듣고 알아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 분은 도입부와 1주제를 아주 영혼없이 치셨다
그 유명한 곡을 책읽듯이 쳤다 오...
이과 감성 가득한 연주였음
그래도 중후반부로 갈수록 몰입해서 쳤는지 책읽듯이가 많이 사라졌다
처음부터 그렇게 쳤으면 더 좋았을텐데
겉핥기 식으로 쳐서 이 분도 오른손 소리가 잘 들리지 않았다

좀 잘친다 하는 분은 네번째 분이었는데 재즈풍의 곡을 연주했다
곡 제목이 궁금했지만 프로그램북이 다 나가고 없대서 알 수 없게 되었다
근현대곡을 많이 치던데 같이 간 남친말론 귀에 때려박히는 기분이라고
나도 그랬다
우당탕탕하는 현대곡은 정말...
내가 200년 후 쯤 태어나면 다르게 받아들일 수도 있겠지만 지금은 많이 버겁다

그나저나 동네에서 그래도 나름 알아주는 학교인데 졸업 연주회 수준은 좀 실망스러웠다
사실은 6시 타임 연주자들이 1군이었던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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