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지극히 주관적인 후기

보고 왔다
타고난 브람스장이라길래 기대했는데 실망을 금치못하였다
첫 곡은 시작부터 불안하기 짝이 없었고 두번째 곡도 불안한 건 둘째치고 내가 생각하기엔 좀 더 빵빵 터져야할 부분에서 소심하기 짝이 없게 연주하시더라
그러고 인터미션이 찾아왔는데 근처에 앉은 자들이 아 진짜 별로라는 얘기를 하기에 ㅇㅇ맞아여 나도 그렇게 생각함 하며 끼어들고 싶은 걸 간신히 참았다
브람스장이라더니 브람스곡은 이상하게 쳐놓고
인터미션 끝나고가 더 나았다
아 나의 악필이 여기서 잠깐 모습을 드러냈는데 슈베르트의 다른 곡은 모르는 거라서 잘 기억이 안나고 두번째 즉흥곡은 페달이 좀 거슬렸다
이거 들으면서 느낀 게 이 아저씨는 빰터지는 부분에선 이상하게 하더니 섬세한 표현을 잘 하는 것 같았다
리스트의 곡 명을 보고 새삼느낀건데 리스트는 진짜 슈베르트를 좋아한 것 같다
슈베르트 리메이크 곡이 자기 오리지널 곡보다 더 많을 듯
Ungeduld는 굉장히 낯익길래 아 내가 이걸 어디서 들어봤지 기억을 쥐어짜내다 연꽃인가 싶어서 적어두고 연꽃을 찾아들어봤는데 긴가민가해서 ungeduld로 검색하고 첫마디 듣는 순간 깨달음이 왔다
심지어 집에 악보가 있길래 내가 잠깐 쳐본 거였다 헐
아 내가 쳐본 건 리스트 편곡이 아니라 슈베르트 가곡의 반주였음
그래 나는 성악곡의 반주만 알고 있어서 편곡왕 리스트가 피아노곡으로 만든 이 곡과 매치가 잘 안됐나보다
그리고 마지막 곡 말인데
아........
저 아저씨가 왜 브람스를 저따위로 연주했나 납득이 가는 연주였다
난 브람스에 자신 있으니 브람스는 좀 덜 연습하고 마지막 곡이 잘 안되니 마지막거 연습 열심히 해야징 저런 마인드로 연주회를 준비한 건지 마지막 곡만 겁나 그럴싸하게 연주하셨다 ㅡㅡ
그래 그랬다
분명 내 기억상으론 브람스 연주할 때는 뭔가 몸도 별로 안쓰고 설렁설렁 연주한단 느낌이었는데 마지막곡은 정말 혼을 불싸지르기 직전의 기세로 연주하였다
에라이 처음부터 좀 잘 하지 못할거면 끝까지 못하든가 그래서 더 실망이 컸던 것 같다
잘할 수 있는 양반인데 안잘했어
내 돈 주고 봤으면 돈이 진짜 쳐아까울뻔 하였다
앵콜은 두 개 뽑고 갔는데 둘 다 모르는 거였다
내 취향도 아니었다


반응형

'나는 듣는다 > 때때로 보기도 하지' 카테고리의 다른 글

서울다녀왔다  (0) 2015.02.12
또 연주회  (1) 2015.02.01
11월 중순에 봤던 정기 연주회  (0) 2015.01.14
흥미로운 전시  (0) 2015.01.11
김선욱 피아노 독주회  (0) 2014.09.23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