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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어 먹고 부른 배를 가다듬으며 걸어서 5분 거리인 진주성으로 갔다
장어집에서 진주성까지의 인도는 친절하지가 않아서 뒷골목으로 돌아갔습니다
날씨가 참 좋았다
문제는 계절이었지
우리는 한탄을 하였어요
날씨가 이렇게나 좋은데 겨울이라니
우리는 계절이 나쁘면 날씨가 좋고, 날씨가 나쁘면 계절이 좋은 아주 이상한 패턴으로 움직인다
태풍과 함께한 7월 여수여행이 나쁜 날씨의 정점을 찍었지
아무튼 추운 겨울 덕분에 좋은 날씨였지만 푸릇푸릇한 것들이 없이 휑한 풍경사진들을 찍었다
슬프다
촉석루 파노라마
역사 덕후들이 아니어서 우와아 하고 보고 넘어가고 그랬다
사실 진주성 구경보단 많이 먹었으니 먹은만큼 걷자가 더 큰 동기였었다
먹고 안찌려고 걷는다
박물관도 갔다
요즘 가본 자그마한 박물관에선 이순신과 임진왜란이 핫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딜가도 임진왜란이 없는 박물관은 없는 것 같다
내부는 환기가 잘 안되어서 그런가 먼지가 많았어요 코가 간질간질
우리같이 뚜벅이들은 어쩔 수 없이 가방을 짊어지고 다녀야하는데 여기에 사물함이 있는 줄 알았으면 넣어두고 놀러다닐걸이라는 생각을 잠시 하였다
화사한 봄날에 오면 몹시 걷기 좋은 길일텐데 우린 따스한 겨울에 갔지
푸릇푸릇할 때 또 와보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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