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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월 모일 나는 편입 실기 시험을 치르러 갔지
아 근데 정말 떨리고 긴장되고 그런게 거의 없었다
하긴 그도 그럴만한게
고3때 수능 시험 치러 갈 때도
와 도시락 내가 좋아하는 김밥이다
와 얼른 치고 맛있게 먹고 마저 치고 놀아야지
저런 생각으로 시험 친 그 생각이 어디 가겠나 싶더라
잠도 뭐 고만고만하게 잘 들었고
다만 실기곡을 꿈 속에서 내도록 흥얼거리는 희한한 꿈을 꾼 정도가 특이 사항이겠지
사실 마음이 좀 편했던 게 경쟁률이 1:0.4였고
선생님도 그 정도면 충분히 합격 가능하고 걱정말라 그러신 것도 있어서 더 그랬던게 아닌가 싶다
아침에도 오 절대 오지 않을 것만 같았던 그 날이 오다니 하며 잠깐 슬퍼하다가
아침부터 뭐가 꼬이면 끝없이 꼬이겠다 싶어서 마음을 가다듬고 나가는데
신으려고 생각해둔 신발이 사라짐 ㅋㅋㅋㅋㅋㅋㅋㅋ
헐 하며 잠시 당황하다가 다른 신발을 신고 나가려는데 주머니를 살펴보니
넣어뒀던 교통 카드가 사라졌더라
헐????파워 당황하며 주위를 둘러보니 주머니에 넣은 손을 빼며 카드가 흘러 떨어져있었다
아 시간은 지체되었고 버스를 타러 가니 횡단보도에 서있는 동안 버스는 다 지나가고
다른 버스를 타서 연습실에서 연습 하다가
시간이 얼추 다 되어가길래 그래 라스트팡 한 번 때리고 나가자 하며
마지막으로 멋드러지게 치고 나오니까 또 시간이 살짝 오바됨
나는 초조해졌어요 아 이러다 늦는 건 아닌가
지하철을 타고 바리바리 빠른 걸음으로 고사장에 도착해서 둘러보니 연습실이 있음....ㅎㅎㅎㅎㅎㅎ
진작에 이리로 올걸 버스비가 아까워
다시 마음을 가다듬고 주변을 보니 아니
1:0.4로 알고 있었는데 1:0.8로 경쟁률이 바껴있었다

그래서 잠깐 노닥노닥하다가 누가누가 먼저 칠까 순번을 정해보자 하며 정했는데
난 끝무리에 속해 있었다 아
빨리 치고 나오고 싶었는데 아쉬웠음
그래서 또 주변을 구경하다가 어쩌다보니 지원자의 목록을 보게 되었는데
아직 오지 않은 자 중 하나가 나와 생일이 똑같더라 오 신기하였다
나중에 그 님 치는거 들어봤는데 잘 치시길래 부러웠음
난 똥망까진 아니고
평타는 친거 같은데 평소보단 못쳤다
처음부터 삑사리가 나지 않던 곳에서 삑사리가 났지만
난 당황하지 않고 잘 넘겼지 훗훗
근데 중간중간에 내가 어떻게 쳤는지 기억이 안난다
기억이 삭제됐다 ㅋㅋㅋㅋㅋㅋㅋㅋ내가 생각해도 웃긴데 진짜 기억이 안남 ㅜㅜ
난 좀 신나면 박자가 빨라지고 말같이 달리는 성향이 있어서
진짜 고사장 들어가기 전까지 폭주 기관차는 안돼 폭주 기관차는 안돼 하며 마음을 다스렸는데
...멧돼지처럼 돌진하는 폭주기관차가 되었던 것 같다 아
중간중간에 미스키도 많이 나고 음도 몇개 빼먹고 우려했던 곳 중 하나가 역시나 이상하게 쳐지긴 했지만
다른 우려했던 부분들은 의외로 잘 넘어가서 나름 만족스럽게 친 것 같다

내가 첫부분부터 큰 삑사리를 낸 그 와중에 평정을 유지할 수 있었던 것은
5년 쯤 전에 날 가르친 나보다 어렸던 선생님의 말 덕분인 것 같다
그 무렵의 나는 치다가 미스키가 나버리면 그 부분을 다시 제대로 짚고 넘어가야 하는 사람이었는데
그 분께서 음악에서 큰 흐름을 보면 미스키 나는 것 보다 미스키 정정시도하는 게 더 튀니까
굳이 정정하지 않아도 된대서 그 이후로 나도 마음을 바꿔 틀리면 틀리는 대로 쳤었다
뭐 그런 부분들은 계속 연습하면 언젠가는 손에 익으니까 괜찮지
그러고 랑랑 내한 때 베토벤 열정 1악장 중 오른 손 한 마디 정도를 통째로 날려먹은 사건을 보고
아 저렇게나 유명한 랑랑도 저러는데 하면서 마음이 더 편해졌었다
오 그러고보면 난 학교 선생 운은 크게 없었는데
인생에서의 선생은 제법 잘 만난 것 같다

아 이제 큰 시련이 가고
합격되면 더 큰 콘체르토 전악장과 현대곡 한 곡이 날 반겨주겠지
협주곡은 쇼팽 1번 확정일듯
잠깐 읽어봤는데 어익후
큰 시련이 시작하자마자 하나 있고 그 이후에도 아주 큰 시련이 하나가 있고
ㅋㅋㅋㅋㅋㅋ시간이 해결해주겠지

이랬는데 불합격 뜨면 블로그 새로 파야징ㅎㅎㅎㅎ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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