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필러 2013. 2. 13. 2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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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아노 마치고 배가 고파서 편의점에 가서
삼각김밥을 카드로 결제하고 포인트 카드랑 같이 받아서 나오는데
아 카드를 둘 다 받았던가 싶어서 주머니를 뒤져보니
익숙한 질감의 카드가 만져지기에
내가 제대로 챙겼구나 하며 버스 정류장으로 갔다
운이 좋게도 버스는 금방 왔고
나는 카드를 꺼내 찍었고
카드는 포인트 카드였다

그렇다면 내 교통카드는 어디로 간거지 헐
그렇게 온 주머니를 뒤지고 가방도 뒤졌는데
카드는 온데간데 없고 아 어떻게 하나
버스 기사님께 빌어야하나 이 멍청이가 교통 카드를 잃어버렸슴다 하며
선처를 베풀어달라 해야하나 공황상태에 빠진 가운데
혹시나 해서 주머니를 뒤져보니 다행스럽게도 카드가 나오더라 아 ㅜㅜ
나란 멍청이 손 쓸 수도 없는 멍청이였다
그래 이건 다 쓸데없이 방대한 내 옷의 주머니 때문이다

11일에 목욕탕에 가서
새끼 손가락 지문 있는 곳의 껍질에 소소하게 살점이 떨어져나가서
밴드를 붙여두고 잊고 또 붙여두고 잊고 그러다
오늘 피아노를 치는데 이상하게 그 부분이 쓰리더라
밴드를 붙였는데 왜그럴까 왜 그럴까 도대체 왜 하며
한참 치다가 문득 보니 밴드는 온데간데없이 사라져 있더라
쓰릴만도 하지
더 웃긴건 오늘 치는 부분이 유독
오른손, 상처났는 바로 그 오른손이
옥타브가 열심히 나오는 부분이고
가볍게 스치듯이 치면
나의 손가락은 쓰리게 되는
그런 부분이 많은 곳을 집중적으로 치게 되었다
아아 가혹한 운명이로다
왠지 저 상황에 어울릴만한 셰익스피어 작품이 있을거 같은데
배움이 짧아서 인용하고파도 몰라서 못하네
무식이 죄다
그렇다
내 몸에 붙여둔 밴드가 떨어진 줄도 몰랐던
나의 무식이 죄다 이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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