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급실
응급실에 다녀왔다
머리털 나고 처음간 건 아니지만 내가 기억하는 범위 내에서는 처음이다
어제 산 갈 때 집에 있는 선크림을 목에 발랐는데 오래된건지 어제 저녁쯤부터 목 주위가 뻘개지고 자다가 배가 간지러워서 몇번 긁고 깨어나보니 배에도 벌겋게 뭐가 나있어서 놀란 마음에 다녀왔다
더럽게 비쌌음 게다가 난 사실 응급환자라기보단 놀란환자여서 더 그랬던거 같다
아 근데 나는 어지간하면 참는 편인데 왜 갔냐면 진짜 내 몸뚱아리지만 말도 못하게 징그러운데 이게 얼굴로 번질까봐 무서워서 간게 크다
갔더니 다들 바쁘길래 일단 접수하고 좀 기다리니 혈압을 재더라
그러고 한동안 방치되었습니다.....
나는 급한 사람이 아니어서 계속 기다렸는데 예쁜 의사 언니가 내 이름을 부르셨다
오........난 미인에 약해요
흑흑흑흫흑 좋겠다 난 선크림만 대충 바르고 나갔는데 좀 부끄러웠다
질의응답의 시간을 가지고 주사맞고 약처방받고 가세요 하길래 로비로 나가면 찾기 힘들테니 응급실 구석에 짱박혀 있었는데 또 시간이 좀 걸리더라
그래서 데스크쪽에 모니터가 있길래 좀 봤지
나의 병명은 skin rash였다
안녕하세요 skin rasher입니다
더 기다리다가 남친이 온 것 같아서 로비에서 노닥거리고 있었는데 내 이름을 부르시기에 부름에 응답하여 주사맞고 약타왔다
바르는 약과 먹는 약이 있었는데 먹는게 아침 저녁 2회 복용이어서 바르는 것부터 발랐는데도 효과가 뛰어났다
주사와 연고가 협업했나보다
지금은 저녁용 약 하나도 먹은 상태인데 70%쯤 가라앉은 것 같다
오 현대의약학의 힘이란
이 기세면 한 이틀안에 표면상으론 다 나을 것 같다
약은 5일치 다 먹어야하는게 좀 별로다
그래도 전문가의 말은 잘 들어야지
전문가의 말을 잘 듣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