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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근처에 산이 생겼다
갑자기 생긴건 아니고 이사를 했다
원래 살던 동네가 재개발 들어간대서 이사를 하게 됨
좀 됐다 코로나 피크였을 때 이사함....
아니 그 난리가 날 줄은 몰랐지
작년 말인가 올해 초에 5월말까지 이사가야한다는 소식을 듣고 집 구하고 이쯤 이사를 하자고 정한건데 난리통에 이사를 하게 됐다
전에 동네는 좀 중심부에 있어서 어디든 가기가 편했는데 여긴 약간 외지라 교통이 좀 불편하다
차 있는 엄마도 좀 불편하다더라
아무튼 20여년을 살던 동네를 떠나고 얼마 후에 그 동네를 지나칠 일이 있었는데 기분이 좀 이상했다
그러다가 얼마 전에 엄마가 옛날 동네 궁금해서 가봤는데 많이 허물어졌단 소식을 줘서 남친이랑 옛동네 근처에 토스트먹으러 갔다가 나도 가보았다
다행히 차단벽이 설치되지 않아 골목길로 들어가볼 수 있는 상태여서 가봤더니 아직 대부분 다 파괴되었고 옛집 근처의 몇 집만 남아 있었다
옛집에는 함부로 침입하면 법적 처벌 받을 수도 있다는 내용의 스티커가 붙어 있어서 열쇠가 있었지만 들어가보진 않았다
빈집 된지 한참 됐는데 들어갈 용기따윈 내게 없어요
아무튼 그 파괴의 장소 한가운데로 들어가니 뭔가 알 수 없는 냄새가 마스크를 뚫고 나더라
뭔가 했는데 먼지 냄새였음
와 그 골목 방문한 시간이 밤 아홉시쯤이었거든요??
철거작업 끝난지 최소 세시간 흐른 후인데도 공사 먼지가 한참을 떠돌고 있단 얘기임
그 특유의 처음 맡아보는 코와 폐가 걱정되는 냄새를 뒤로 하고 집으로 갔다
그러고 지난 달 말쯤부터 동네 입구 원룸에서 온갖 가구들을 다 내놨길래 전체적으로 리모델링하나 싶었는데 다른 날 지나가보니 웬 포크레인이 건물 위에 떡하니 앉아있었다
아 철거구나
별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며 그 와중에 포크레인으로 부수는 원룸 신기하다며 오며가며 구경했는데 오늘 그 근처를 지나가다가 건물 먼지 냄새를 두번째로 맡게 되었다
아...
옛동네에서 처음 맡았을 때만 해도 와 냄새 독하다 정도의 감상에서 끝났는데 오늘은 사태의 심각성을 알게 됐다
철거 공사장 인근 아파트에는 늘 소음과 먼지 때문에 못살겠다 같은 현수막이 붙어 있어서 그래 소음은 힘들지 정도로 공감했는데 이젠 먼지도 공감해줄 수 있는 사람이 되었다
이렇게 미친듯이 비가 퍼붓고 있는데도 공사 먼지의 냄새가 나는건 주변 사람들이 많이 힘들게 분명하다
동네 전체를 허무는 것도 아니고 건물 하나 없애는데도 먼지가 고약한데 재개발 근처 사람들 보상 빵빵하게 받아내야할듯
아무튼 이사 이야기로 이만큼 이야기를 풀어냈다

아 쓸거 더 있다
이사갈 무렵 포켓몬고와 세븐일레븐이 결별하게 되었다
그래서 자연스레 내집앞 지키기는 못하게 되었고 그 동네를 뜨게 됐죠
옛동네에서 내적 친밀도가 높은 사람이 둘 있다
한명은 길 건너에 사는 아저씨고 한명은 대각선 건너에 사는 사람이다
둘 다 나랑 같은 노란색임 그래서 더 친밀하게 느꼈나 싶기도 하고
길건너에 사는 아저씨는 노란색 하나랑 파란색 여럿 키우는 아저씨인데 시내에서 레이드 하다가 우연히 알게 됐지만 서로 아는 척은 안했다
그냥 막연한 느낌으로 아 쟤가 걔구나...하고 인지하는 정도??
아무튼 그 아저씨는 나의 내 집앞 지키는 습성을 알고 있어서 내가 안털어도 가끔 그 아저씨가 털어두면 내가 올리곤 해서 내적 친밀도가 높은 분이다
근데 이 아저씨가 얼마 전에 새동네를 지나다가 체육관에 뭘 올려둬서 좀 반가웠음
다른 대각선 건너에 사는 사람은 누군지는 모른다
이 사람도 나처럼 한우물만 파는 사람인거 같다
그 사람 집 근처에 체육관이 두 개가 있는데 거기 말고 다른데 올려둔걸 본 적이 손에 꼽을 정도다
심지어 그사람 집이랑 우리집이랑 500미터도 안떨어져있는데 우리집앞까지 잘 오지도 않음
동네 단톡방에도 없고 누군지 정말 궁금하다
이사를 했지만 그래도 옛동네를 지나칠 일이 많고 그때마다 대각선 건너의 체육관 두개는 노란색이 아닌 다른 색이었다
저런...내가 이사가고 대각선 건너 사람도 접었나 했는데 며칠 전에 거기 지나가다가 올려뒀더니 그 사람도 올려둬서 반가웠다
다른 날엔 건너편 아저씨가 있어서 반가웠다
나는 안접고 잘 지내고 있어요
어디 안부게시판에 글이라도 남겨주고 싶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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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에 아주 향기로운 커피 향기가 가득찬 버스를 타게 되었다
와 이 버스 방향제 엄청 좋은거 쓰나보다 뭔지 궁금하네 하며 감탄했는데 버스 안 상황을 보니 교대예정자로 추정되는 버스 기사님이 밀대로 바닥을 닦고 계셨고 나는 방향제의 진실을 알게 되었다
누가 커피를 엎었구나
어쩐지 정말 리얼한 믹스커피향이 나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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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o a dodo a female dodo
그냥 웃김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도 내 웃음 포인트가 좀 이상하다는걸 알고 있긴한데 이건 좀 귀여워서 웃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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